David Brooks의 The Atlantic 글 The People Who Will Thrive in the AI Age는 AI 시대의 승자가 단순히 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정신적 노력을 어떻게 대하는가 로 갈릴 수 있다고 말한다. 원문은 2026년 6월 28일 게시됐고, 2026년 7월 6일에 수정됐다.


1) AI는 일을 없애기보다 더 촘촘하게 만든다

Brooks가 출발점으로 삼는 관찰은 단순하다. AI가 일을 자동화하면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쉬는 데 쓰지 않는다. 오히려 이전에는 외주를 주거나 포기하던 일을 직접 맡고, 여러 봇을 동시에 감독하고, 저녁·주말·대기 시간까지 일을 끼워 넣는다.

원문에 따르면 ActivTrak은 1만 명이 넘는 노동자의 디지털 활동을 분석했고, AI 도입자의 이메일·메시징·채팅 시간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사용도 94% 증가했다. 반대로 방해받지 않는 집중 시간은 9% 줄었다.

즉 AI는 “15시간 노동주"를 자동으로 가져오지 않는다. 비행기와 자동차가 이동 시간을 줄였지만 사람들의 이동량 자체를 늘린 것처럼, AI도 업무 시간을 비우기보다 더 많은 과업을 가능하게 만든다.

2) 지능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 노력과 의지

Brooks의 중심 문장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지능이 풍부해질수록 의지가 귀해진다.

AI는 계산, 검색, 초안 작성, 번역, 코드 생성 같은 지적 작업을 빠르게 만든다. 그러면 차이는 “누가 더 많은 정보를 아는가"에서 “누가 더 어려운 질문을 붙잡고 버티는가"로 이동한다.

여기서 Brooks가 주목하는 개념은 심리학의 need for cognition이다. 쉽게 말해, 어려운 생각을 즐기거나 적어도 감당하려는 성향이다. 지능과 관련은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아주 똑똑해도 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고된 사고 과정을 기꺼이 견디는 사람이 있다.

3) 세 가지 AI 사용자

Brooks는 AI 시대의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다.

유형AI를 쓰는 방식얻는 것잃을 수 있는 것
생산적인 승객AI로 생각을 덜 한다빠른 산출물기억, 판단력, 사고 근육
마지못한 최적화자위험을 알지만 편의성에 끌린다효율, 업무 처리량호기심, 동기, 자기 관점
정신의 마라토너AI와 씨름하며 능력을 키운다더 큰 주도성쉬운 길을 포기하는 비용

첫 번째 그룹은 AI를 생산성 보조 도구로 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 두 번째 그룹은 이 위험을 인식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결국 AI 의존으로 흘러간다. 세 번째 그룹은 AI를 답변 기계가 아니라 사고 훈련 도구로 쓴다.

핵심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다. AI를 통해 생각을 생략하는가, 아니면 더 깊이 생각하는가 가 차이를 만든다.

4) 너무 쉬운 답은 학습을 망칠 수 있다

Brooks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위험은 “최적 난이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사람은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과제에서 가장 잘 배운다. 그런데 AI가 모든 과제를 너무 쉽게 만들면, 사용자는 학습에 필요한 마찰을 잃는다.

원문은 여러 연구를 이어 붙인다.

  • MIT Media Lab 연구팀은 ChatGPT를 사용할 때 비슷한 과제를 AI 없이 수행할 때보다 뇌 연결성이 최대 55%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 Vivienne Ming은 AI 사용 중 인지적 노력의 신호로 보는 감마파 활동이 약 40% 줄었다고 했다.
  • Michael Gerlich의 연구는 잦은 AI 도구 사용과 비판적 사고 능력 사이의 부정적 상관관계를 제시했다.
  • Carnegie Mellon 연구진은 약 10분간 AI 도움을 받은 뒤 접근권을 잃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AI 없이 푼 사람보다 더 나쁘게 수행하고 더 자주 포기했다고 결론 냈다.
  • 내시경 전문의 연구에서는 AI 사용 전 전암성 병변 발견률이 28.4%였지만, AI 사용 후 AI를 제거했을 때 22.4%로 떨어졌다.

이 수치들을 하나로 묶으면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단기 생산성을 올릴 수 있지만, 잘못 쓰면 사람이 직접 판단하고 기억하고 버티는 능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5) 최적화 문화는 사람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Brooks는 현대 기술 산업이 “마찰 제거"를 선으로 여겨 왔다고 본다. 검색, 추천, 자동완성, 챗봇은 모두 사용자가 더 적은 노력으로 결과에 도달하게 만든다.

문제는 배움과 성장은 종종 마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어려운 책을 읽고, 초안을 고치고, 실패하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 과정이 사람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AI 시대의 위험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더 정확히는 수련 없는 유창함이다. 사용자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더 빨리 낼 수 있지만, 그 결과를 만든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은 건너뛸 수 있다.

6) 정신의 마라토너는 AI를 다르게 쓴다

Brooks가 희망을 거는 사람들은 AI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AI를 적극적으로 쓰되, 자기 사고를 대체하게 두지 않는다.

실천법은 꽤 구체적이다.

  • 답 대신 힌트를 요청한다.
  • AI를 열기 전에 먼저 빈 종이에 자기 생각을 적는다.
  • AI에게 초안을 쓰게 하기보다 자기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게 한다.
  • AI를 쓴 작업 뒤에는 AI 없이 하는 작업을 이어서 배치한다.
  • 일반 챗봇보다 학습 여정을 설계하는 튜터형 도구를 선호한다.
  • 반복적 업무와 창의적 업무를 구분한다.
  • 문제 자체를 대신 생각하게 하기보다, 그 문제를 다뤄 온 사상가와 책을 찾게 한다.

Brooks는 자신이 Claude를 쓸 때도 “나 대신 생각해 달라"고 하지 않고, 어떤 문제를 다룬 사상가들을 소개하고 비교하게 한다고 말한다. AI를 예언자처럼 대하지 않고, 뛰어난 사서처럼 대하는 것이다.

7) 진짜 격차는 인지 양극화다

이 글의 가장 어두운 전망은 경제 격차보다 더 깊은 인지 양극화다. 어떤 사람들은 AI로 더 많이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AI로 덜 생각한다. 전자는 더 생산적이고 더 행복해질 수 있지만, 후자는 정신적 하위 계층처럼 밀려날 수 있다.

Brooks는 이 미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본다. 의지와 호기심은 타고난 면도 있지만, 환경에 크게 흔들린다. 학교와 조직이 사람에게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을 제공하면 동기는 살아난다. 훌륭한 작품과 인물에 대한 감탄, 좋은 멘토와의 수련 관계도 사람의 욕망을 키운다.

따라서 교육의 초점도 바뀌어야 한다. AI가 많은 지식을 대신 제공하는 시대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지능 선별보다, 어려운 문제를 원하고 견디는 힘을 기르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결론 및 시사점

한 줄 결론: AI 시대의 경쟁력은 답을 빨리 받는 능력이 아니라, 쉬운 답 앞에서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능력이다.

이 글은 AI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꽤 실용적인 기준을 준다. AI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AI를 제대로 쓰려면, 어디에서 마찰을 없애고 어디에서 마찰을 남길지 의식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반복 메일, 형식 변환, 단순 정리처럼 숙련을 거의 만들지 않는 작업은 AI에게 맡겨도 된다. 그러나 자기 판단, 글쓰기, 설계, 학습, 비판적 사고처럼 사람의 내면 근육을 만드는 작업은 완전히 넘기면 안 된다.

관련해 이 블로그의 Understanding Is the New Bottleneck 과 함께 읽으면 관점이 더 선명해진다. AI가 결과물 생산을 빠르게 만들수록, 사람이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가 더 큰 병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