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eza Tizkova의 글 Software is becoming marketing은 AI가 코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 뒤 소프트웨어 산업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다룹니다. 핵심은 소프트웨어가 더 이상 희소한 산출물이 아니라, 마케팅처럼 누구나 만들고 누구나 평가하는 영역에 가까워진다는 주장입니다.


1) 소프트웨어는 더 쉽게 평가받는 일이 된다

글의 출발점은 진입 장벽과 외부 평가 가능성입니다. 수학처럼 언어 자체가 어려운 분야에서는 비전문가가 쉽게 끼어들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마케팅, 디자인, 글쓰기처럼 결과물이 눈앞에 보이는 분야에서는 누구나 의견을 냅니다.

Tizkova는 소프트웨어가 후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SaaS를 만들려면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긴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이제는 AI를 붙잡고 개인용 도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소프트웨어는 “전문가만 만드는 것"에서 “나도 만들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뀝니다.

이 변화는 개발자의 보상 구조에도 영향을 줍니다. 진입 장벽이 낮고 결과물이 쉽게 평가되는 분야에서는 평균 보상이 눌리고, 상위권의 보상은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쓰기, 디자인, 마케팅처럼 “그럭저럭 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검증된 최고 수준의 사람에게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입니다.

2) 선택지가 많으면 고객은 덜 정착한다

두 번째 변화는 선택지의 폭발입니다. 제품이 적을 때 고객은 하나를 고르고 거기에 적응합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더 나은 대안이 있을 것 같고, 내 상황에 딱 맞는 도구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생깁니다.

이 지점에서 소프트웨어는 물처럼 됩니다. 필수적이지만 차별화하기 어려운 기반재가 됩니다. 고객은 도구 자체보다 “내 문제에 얼마나 정확히 맞는가"를 더 따집니다.

SaaS 입장에서는 이게 무섭습니다. 단순히 기능 목록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렵습니다. 고객은 더 싼 대안, 더 특화된 대안, 직접 만든 대안을 계속 비교합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만족도와 충성도가 같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착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3) 중간 규모 SaaS가 가장 위험하다

Tizkova는 SaaS 시장이 앱스토어처럼 파워 법칙 구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맨 위에는 신뢰와 유통을 장악한 거대 플랫폼이 있고, 맨 아래에는 거의 비용 없이 만들어지는 초개인화 도구가 길게 늘어납니다.

가장 애매한 위치는 중간입니다. 특정 기능 하나를 꽤 잘 만들고 월 구독료를 받던 회사는 두 방향에서 압박받습니다.

  • 개인이나 팀이 AI로 비슷한 내부 도구를 빠르게 만든다.
  • 거대 플랫폼은 인증, 결제, 클라우드, 검색, 배포, 신뢰를 묶어서 제공한다.

그래서 단순한 “좋은 기능"만으로는 해자가 약해집니다.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기능 자체보다 신뢰, 유통, 정체성, 생태계입니다. 사용자는 직접 만든 노트 앱을 쓸 수는 있어도, 인증과 저장과 공유와 발견은 여전히 큰 플랫폼 위에서 처리하고 싶어 합니다.

4) 제품보다 결과를 팔아야 한다

가장 실용적인 결론은 “소프트웨어 제품"보다 “서비스 결과"를 보라는 점입니다. 기업은 소프트웨어 비용보다 서비스 비용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씁니다. 회계 소프트웨어보다 회계사가 장부를 닫아주는 일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식입니다.

AI가 반복 작업을 처리할수록, 회사는 더 좋은 회계 도구가 아니라 “장부 마감 완료"를 사고 싶어 합니다. 세무, 법무, 채용, 고객 지원, 운영처럼 판단과 책임이 섞인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전문가는 한 회사에 정규직으로 묶일 필요가 줄어듭니다. AI가 반복 업무를 맡고, 전문가는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개입합니다. 남는 가치는 판단력, 브랜드, 실적, 네트워크, 도메인 경험입니다.

개발자에게 주는 메시지

이 글은 개발자가 사라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프트웨어를 만들 줄 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얻던 희소성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파워 법칙의 오른쪽 끝으로 가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잘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둘째, 기술을 다른 능력과 결합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을 아는 개발자, 유통을 아는 개발자, 특정 산업을 깊게 아는 개발자, 고객 문제를 직접 팔 수 있는 개발자가 더 강해집니다.

반대로 가장 위험한 위치는 “그냥 무난한 소프트웨어만 만드는 사람"입니다. AI가 단순 구현을 싸게 만들수록, 무난함은 방어력이 약한 포지션이 됩니다.

결론 및 시사점

한 줄 결론: AI 시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코드를 만드는 능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능력으로 이동한다.

소프트웨어가 풍요로워질수록 코드는 덜 희소해지고, 문제 정의와 취향, 유통, 신뢰, 도메인 판단은 더 희소해집니다. 제품을 만들 때도 “어떤 기능을 팔 것인가"보다 “고객이 실제로 끝내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개발자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코딩 실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시대는 약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강한 포지션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고객의 언어와 시장의 압력까지 함께 읽는 사람에게 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