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AI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때, 남는 것은 취향이다","url":"https://hugo-blog-static-site.haxlys.workers.dev/posts/taste-is-all-thats-left/","section":"posts","date":"2026-08-08T10:11:44+09:00","lastmod":"2026-08-08T10:11:44+09:00","description":"NotAShelf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제작 비용을 낮출수록 구현보다 선택·검증·삭제의 판단이 중요해지고 그 판단 감각은 마찰과 실패에서 형성된다는 주장을 살펴본다.","summary":"NotAShelf의 Taste Is All That\u0026rsquo;s Left는 AI가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 주는 시대에 소프트웨어 제작자의 가치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묻는다. 원문의 답은 취향(taste)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향은 색상이나 문체에 대한 개인적 선호가 아니라, 여러 개의 그럴듯한 결과 중 무엇이 맞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보는 판단 감각이다.\nTaste 핵심 정리 병목의 이동: AI는 아이디어를 작동하는 결과물로 바꾸는 비용을 크게 낮추지만, 무엇을 만들 가치가 있는지는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노력이라는 필터의 제거: 예전에는 제작 비용이 낮은 품질의 결과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억제했다. 이제 그 필터가 약해져 선택과 큐레이션이 중요해졌다. 취향의 형성: 취향은 좋은 결과물을 소비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직접 만든 나쁜 결과물을 오래 겪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쌓인다. 보이지 않는 비용: 취향은 “다시 하자”라고 말하게 하지만, 그로 인해 막은 사고나 거절한 평범한 결과는 대시보드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무적 결론: AI 활용의 경쟁력은 더 많이 생성하는 데 있지 않고, 무엇을 남기고 버릴지 판단하는 기준을 명시하는 데 있다. 1) 제작의 벽이 낮아졌다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가장 큰 장벽은 오랫동안 아이디어와 작동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있었다. API 문서를 읽고, 잘못된 버전을 붙잡고, 오류를 고치며 몇 시간 또는 몇 주를 보내야 했다. 실제로 배포되는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말로만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사람과 끝까지 실행하는 사람을 가르는 벽이었다.\n","content":"NotAShelf의 Taste Is All That\u0026rsquo;s Left는 AI가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 주는 시대에 소프트웨어 제작자의 가치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묻는다. 원문의 답은 취향(taste)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향은 색상이나 문체에 대한 개인적 선호가 아니라, 여러 개의 그럴듯한 결과 중 무엇이 맞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보는 판단 감각이다.\nTaste 핵심 정리 병목의 이동: AI는 아이디어를 작동하는 결과물로 바꾸는 비용을 크게 낮추지만, 무엇을 만들 가치가 있는지는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노력이라는 필터의 제거: 예전에는 제작 비용이 낮은 품질의 결과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억제했다. 이제 그 필터가 약해져 선택과 큐레이션이 중요해졌다. 취향의 형성: 취향은 좋은 결과물을 소비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직접 만든 나쁜 결과물을 오래 겪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쌓인다. 보이지 않는 비용: 취향은 “다시 하자”라고 말하게 하지만, 그로 인해 막은 사고나 거절한 평범한 결과는 대시보드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무적 결론: AI 활용의 경쟁력은 더 많이 생성하는 데 있지 않고, 무엇을 남기고 버릴지 판단하는 기준을 명시하는 데 있다. 1) 제작의 벽이 낮아졌다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가장 큰 장벽은 오랫동안 아이디어와 작동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있었다. API 문서를 읽고, 잘못된 버전을 붙잡고, 오류를 고치며 몇 시간 또는 몇 주를 보내야 했다. 실제로 배포되는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말로만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사람과 끝까지 실행하는 사람을 가르는 벽이었다.\n생성형 AI는 이 벽을 없애기보다 빌려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꾼다. 자연어로 설명하면 사람이 처음부터 타이핑하는 것보다 빠르게 그럴듯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디어에서 결과물까지의 거리가 급격히 짧아진 것이다.\n그렇다고 벽을 오르는 동안 배운 능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원문이 말하듯 그 가치는 다른 위치로 이동한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만들 수 있는가”에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로 옮겨간다.\n2) “충분히 좋은 결과”가 품질의 기준을 녹인다 AI 결과물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지만, 많은 경우 충분히 그럴듯하다. 바로 이 “충분히 좋음”이 문제다. 제작이 비쌌던 시절에는 노력 자체가 보이지 않는 필터였다. 기능 하나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아무도 평범한 변형을 수천 개 만들어 배포하지 않았다.\n이제 제작 비용이 내려가면서 이 필터가 약해졌다. 세 가지 구현안이 모두 작동할 때, 그중 무엇을 남길지는 제작 비용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다. 어떤 결과가 요구사항의 핵심을 건드리는지, 어떤 추상화가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만드는지, 어디까지가 충분하고 어디서부터는 타협인지 결정해야 한다.\n따라서 AI 시대에는 생성 능력보다 판별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기계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그 결과가 존재할 이유를 증명하지 않는다.\n3) 취향은 장식이 아니라 압축된 판단이다 원문은 로버트 피어시그의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가 말한 Quality를 빌려 취향을 설명한다. 좋은 정비사는 엔진이 이상하다는 것을 원인을 말하기 전에 감지한다. 좋은 편집자는 문장이 처진다는 것을 문법 규칙으로 설명하기 전에 알아챈다.\n취향도 비슷하다. 여러 결과를 보고 “이건 아니다. 다시 하자”라고 말하는 판단이 먼저 도착하고, 그 이유를 언어로 설명하는 일은 나중에 따라온다. 이는 괄호를 어느 줄에 둘지 같은 표면적 취향이 아니다. 데이터 구조가 실제 규모를 감당하는지, 개인정보 보호가 말뿐이 아닌지, 세 번째 구현이 단지 괜찮을 뿐 정말 맞는지를 가르는 감각이다.\nAI는 이 판단을 대신하지 못한다. 다만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럴듯한 결과를 싸게 생산해, 판단의 부재를 무시하기 쉽게 만든다.\n4) 마찰은 장애물이 아니라 커리큘럼이었다 취향은 좋은 작품을 많이 소비한다고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직접 나쁜 것을 만들고, 그 결과를 사용자가 겪는 모습을 보고, 실패의 불편함을 오래 기억하면서 형성된다. 그런 경험이 쌓여야 다음번에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시간을 써야 할지 알 수 있다.\n이 관점에서 제작 과정의 마찰은 단순한 비효율이 아니다. 잘못된 설계로 며칠을 보내고, 실제 환경에서 깨지는 기능을 고치고, 버릴 수밖에 없는 결과를 마주하는 과정이 판단을 가르치는 수업이었다. 비용을 반복해서 지불하는 동안 어떤 벽을 오를 가치가 있는지 배우게 된다.\nAI가 첫날부터 유창한 결과를 내놓으면 이 도제 과정의 일부를 건너뛸 수 있다. 당장은 같은 단계의 사람보다 생산량이 많아 보이지만, 무엇을 멈춰야 하는지 또는 무엇이 충분하지 않은지를 배울 기회도 줄어든다. 생산성 지표는 올라가는데 판단의 근육은 충분히 자라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n5) 취향은 시장에서 잘 보상되지 않는다 취향이 있는 사람은 그럴듯하지만 틀린 결과를 돌려보내고 다시 만들자고 말한다. 그동안 취향이 없는 사람은 이미 결과물을 배포하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 시장은 두 사람을 같은 시간표로 평가하기 쉽고, 더 오래 고민한 이유를 대시보드에서 발견하지 못한다.\n취향의 비용은 분명하지만 그 효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막아낸 장애, 만들지 않은 기능, 배포하지 않은 평범한 결과에는 기록이 남지 않는다. 반대로 “작동하고 테스트도 통과하는” 결과물은 빠르게 성과로 집계된다.\n원문은 이를 프랭크퍼트가 구분한 거짓말과 허튼소리의 차이에 연결한다. 문제의 결과물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진실이나 품질에 무관심한 채 작동하고 통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상태가 더 위험하다. AI가 이런 결과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 평범함은 가장 풍부한 자원이 된다.\n6) 제작량이 무한해질수록 선택이 일이 된다 원문은 스터전의 법칙, 즉 “모든 것의 90%는 형편없다”는 관찰을 끌어온다. 중요한 변화는 그 비율 자체가 아니다. 이전에는 형편없는 결과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들었기 때문에, 전체 유입량이 제작 비용에 의해 제한됐다.\nAI는 그 조절 장치를 제거한다. 나쁜 결과의 비율이 그대로라면, 생산량이 무한히 커질수록 잡음도 함께 무한히 늘어난다. 진짜 결과물은 그럴듯한 아무것이나 보이는 바다 속에 도착한다.\n이때 희소해지는 행위는 제작이 아니라 선택이다. 무엇을 만들지, 무엇을 버릴지, 무엇을 계속 다듬을지, 무엇을 존재하게 둘지를 정해야 한다. 제작이 비싸던 시절에는 큐레이션이 부가적인 미덕이었다면, 제작이 싸진 시대에는 큐레이션 자체가 핵심 작업이 된다.\n7) 질문은 “만들 수 있는가”에서 “만들어야 하는가”로 바뀐다 산업화가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을 때 윌리엄 모리스와 존 러스킨은 값싸고 동일한 상품의 홍수 앞에서 “만들 수 있는가”와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nAI도 비슷한 전환을 만든다. 도구가 사람의 능력을 없앤다기보다, 제작에 붙어 있던 통행료를 걷어낸다. 그동안 코드를 쓰고 라이브러리를 연결하는 일이 판단을 실행하기 위한 필수 비용이었다면, 이제 그 비용이 줄어들면서 판단 자체가 드러난다.\n그래서 AI 시대의 좋은 작업자는 가장 많은 결과물을 내는 사람이 아니다. 충분히 괜찮아 보이는 결과를 거절하고, 더 나은 이유가 있을 때 다시 만들며, 무엇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n8) 실무에서는 의도적인 마찰을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과거의 느린 제작 과정을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원문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실무적 방향은 마찰을 없애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판단에 필요한 마찰을 의도적으로 남기자는 데 있다.\nAI에게 결과물만 요구하지 말고, 문제 정의·제약·대안·실패 가능성을 함께 설명하게 한다. 생성된 결과를 바로 채택하지 않고, 왜 이 결과가 존재해야 하는지와 어떤 기준을 통과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테스트 통과 여부와 별개로, 유지보수자가 구조와 결정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 주니어 구성원에게 AI가 완성한 결과만 전달하지 말고, 작은 기능을 직접 판단하고 실패를 겪을 수 있는 소유권을 준다. 작업량만 측정하지 않고, 잘못된 방향을 일찍 버린 사례와 불필요한 기능을 삭제한 사례도 기록한다. 핵심은 사람이 모든 코드를 손으로 작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AI가 생산한 가능성 중 어떤 것을 현실로 만들지 판단하는 과정에 사람이 실제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n9) 글의 후기 역시 논지를 시험한다 원문 후반에는 독자들의 반응에 대한 자기비판이 붙어 있다. 글이 해커 뉴스 첫 화면에 올라간 뒤 일부 독자는 문체가 “AI 슬롭”처럼 읽힌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그 비판을 받아들이면서도 이 글이 LLM으로 작성되거나 검토된 글은 아니라고 밝혔다. 짧은 문장, 반복되는 반전, 한 단어로 끊는 문장이 사람의 글과 생성형 모델의 글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n이 후기는 본문의 주장과 묘하게 맞물린다. 사람이 썼는지 기계가 썼는지를 맞히는 것만으로는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독자가 다시 물어야 하는 질문은 글의 출처보다 글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그 주장이 어떤 판단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그 판단을 감당할 만큼 내용이 구체적인지다.\n결론 및 시사점 한 줄 결론: AI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될수록, 사람의 가장 희소한 능력은 더 많이 생성하는 힘이 아니라 무엇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취향이다.\n이 글의 핵심은 AI가 인간의 기술을 모두 무가치하게 만든다는 비관론이 아니다. 제작에 필요한 노동이 줄어들면서 그 노동 안에 가려져 있던 판단이 전면으로 나온다는 주장이다. 취향은 감각적인 장식이 아니라, 실패를 통과하며 쌓인 선택 기준이고 평범한 결과를 거절하는 힘이다.\n따라서 AI를 잘 쓰는 팀은 생성량만 늘리지 않는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기준, 결과를 이해하는 검증 절차, 틀린 방향을 삭제할 권한을 함께 설계한다. AI가 생산을 풍요롭게 할수록 사람은 선택의 책임을 더 선명하게 맡아야 한다.\n관련 포스트 Modern Engineering Values — AI 시대, 코딩이 병목이 아닐 때 엔지니어에게 남은 것 Understanding Is the New Bottleneck - AI 시대의 병목은 이해다 AI가 줄여야 할 것은 인원수가 아니라 팀 크기다 새로운 AI 시대, 진짜 희소 자원은 연구자 ","wordCount":1231,"tags":["AI","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판단","취향"],"categories":["AI"],"frameworks":["Taste as Judgment","Friction as Curriculum","Curation over Production"],"mental_models":["Bottleneck Shift","Signal-to-Noise","Opportunity Cost"],"philosophy_type":"decision-making","schema_type":"Article","actionable":true,"priority":"high","key_points":["AI는 아이디어와 작동하는 결과물 사이의 거리를 줄이지만, 그 결과물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는 결정하지 않는다.","생산 비용이 낮아지면 노력은 품질의 자연스러운 필터가 되지 못하고, 사람의 판단과 큐레이션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취향은 장식적 선호가 아니라 실패·마찰·반복을 통해 쌓인 압축된 판단이며, 그럴듯한 결과를 거절하고 다시 만들게 하는 힘이다.","AI 시대의 실무는 생성량보다 선택 기준, 삭제 용기, 이해 가능한 검증 루프를 설계하는 데 달려 있다."],"related":["posts/modern-engineering-values","posts/understanding-is-the-new-bottleneck-geoffrey-litt","posts/ai-small-teams-not-headcount","software/ai-era-researchers-not-engineers"]}